#원자론자들

#원자론자들

3-1. 소크라테스 이전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가장 두드러지게 현대 과학을 예견하게 한 인물로 밀레토스 출신의 레우키포스와 압데라 출신의 데모크리토스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이름은 마치 무척 닮은 두 사람을 지칭하는 듯이 항상 함께 언급되므로 둘이 함께 원자론을 처음 제시하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레우키포스에 대해서는 데모크리토스의 스승이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현재 우리가 원자론에 대하여 아는 지식은 거의 모두 데모크리토스가 남긴 저술에 의존한다.

3-2. 데모크리토스는 초기의 중요 철학자들 중 그리스 본토에서 태어난 최초의 인물이다.

3-3. 데모크리토스의 기본 입장은 물체를 무한히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결론에 이른 논증 과정을 현재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마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으리라고 추측한다. 어떤 종류의 물체라도 한 조각 잘라내어 다시 그것을 현재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마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으리라고 추측한다. 어떤 종류의 물체라도 한 조각을 잘라 내어 다시 그것을 가능한 한 작게 잘라 나누어 보자. 그것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작은 조각이 되면 이 일을 멈출 수밖에 없다. 물체를 무한히 나눌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럴 수 있다고 가정하려면 이렇게 끝까지 나눈 후에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자. 만일 무한한 수의 부분들 각각이 어떤 크기도 지닌다면 부분들은 다시 나뉠 수 있어야만 하는데, 이는 이미 끝까지 나누었다는 가정과 모순을 일으킨다. 반면에 만일 각각의 부분들이 어떤 크기도 지니지 않는다면 이들을 아무리 더한다 할지라도 어떤 분량에도 도달할 수 없다. 영은 무한히 더하더라도 여전히 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물체를 이렇게 나누는 일에는 어떤 한계가 있으며, 가능한 한 작게 나뉜 부분들도 반드시 크기와 형태를 지님에 틀림없다고 결론지어야 한다. 데모크리토스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이 작은 물체를 바로 ‘원자’라고 불렀다.

3-4.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들은 너무 작아서 감각을 통해서는 인식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원자들의 수는 무한하며, 무한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지만 원자들 자체는 영원히 존재한다. 엘레아학파와는 달리 데모크리토스는 진공을 허용하더라도 아무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진공은 존재하며, 이 무한한 텅 빈 공간에서 원자들은 마치 어두운 방에 빛줄기가 비칠 때 보이는 먼지처럼 끊임없이 운동한다. 원자들은 서로 다른 형태를 보인다. 원자들은 형태가 서로 다를 수도 있고, 결합의 순서가 또는 위치가 다를 수도 있다. 원자들은 끊임없이 운동하면서 결합하기도 한다.

3-5. 아낙사고라스와 마찬가지로 데모크리토스도 다수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크기가 다른 무수히 많은 세계들이 존재한다.’
데모크리토스는 오직 원자와 빈 공간, 둘만이 실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물이나 불, 식물이나 인간으로 인식하는 대상들 모두는 빈 공간에서 서로 결합된 원자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감각을 통해서 파악하는 성질들은 실재하지 않으며, 이들은 단지 관습의 결과일 뿐이다.

3-6. 데모크리토스는 우리가 지각하는 성질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종류의 원자와 그 배열로부터 생겨나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예를 들면 매운 맛은 작고, 날카롭고, 모나고, 표면에 굴곡이 있는 원자들로부터, 단 맛은 크고, 둥글고, 부드러운 원자들로부터 생긴다. 우리가 감각을 통해서 얻는 지식은 원자론에 의해서 밝혀지는 지식에 비하면 단지 어둠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의 여러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데모크리토스는 체계적인 인식론을 발전시켰다.

3-7. 데모크리토스는 자연학뿐만 아니라 윤리학에 대해서도 많은 글을 썼다. 많은 내용이 격언의 형태로 오늘날까지 전하는데 이 중 몇몇은 일상에서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아래의 8장에서 살펴보겠지만, 그가 남긴 언급들을 주의 깊게 검토해 보면 그가 체계적인 도덕 이론을 전개한 최초의 사상가 중 한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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