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소크라테스에서 플라톤에로 ~ ˂˂법률˃˃과 ˂˂티마이오스˃˃

1.소크라테스에서 플라톤에로

1-1. 플라톤의 이론으로 전환

플라톤의 초기 후반의 대화편에서 언급된 덕에 대한 주장이 소크라테스의 진짜 주장인지에 대한 진위 여부를 떠나 플라톤의 대화편 ˂˂메논˃˃ 과 ˂˂파이돈˃˃에서는 덕에 대한 완전히 다른 주장이 제시된다. 그 주장은 ‘덕이나 선과 악에 관한 지식은 현세에서는 가르칠 수 없고 오직 더 나은 세상을 상기함으로써 그 지식을 회복할 수 있다.’ 라는 것으로 이 주장을 상기설이라 부를 수 있다. 또한 ˂˂파이돈˃˃에서는 이데아론이 도입되는데 그것은 크기에 대한 절대적 동일성을 경험으로 알 수 없다는 것을 통해 크기뿐만 아니라 다른 절대적인 관념들도 마찬가지로 경험이 아닌 전생을 통해 얻었던 것으로 주장된다.

즉 ˂˂메논˃˃과 ˂˂파이돈˃˃에서 도입된 이론들(상기설과 이데아론)은 플라톤이 제시한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에 따르면 ‘소크라테스가 추구한 보편적 정의와 우리가 일상적 세계에서 대하는 경험적 실재들을 분리하는 결과를 낳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며칠을 묘사하는데 이 부분을 통해 영혼의 불멸성에 대하여 언급한다. 플라톤의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이데아론이 동시에 소개되지만 실제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플라톤 자신의 이론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소크라테스 개인의 철학이 사라져가고 플라톤주의로 변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1-2. 소크라테스 죽음 이후 플라톤의 생애

소크라테스의 죽음 당시 플라톤은 20대 후반이었으며 자신의 형제들과 달리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삼촌들과 달리 정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40세 때 시칠리아로 가서 피타고라스학파의 학자들과 교류하고 아테네로 돌아온 후 아카데메이아(Academy)를 세웠고 그 기관에서는 천문학, 수학, 형이상학, 윤리학 등을 가르치며 여러 사상가들이 의견을 나누었다. 60세 때 시칠리아를 재방문하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이후의 방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80세 때 세상을 떠났다.

플라톤의 생애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에 생애에 대한 분명한 사실들을 알고 싶다면 그의 저술에 포함되는 편지들을 읽는 것이 최선이다. 이 편지에서는 플라톤이 마지막 20년간 행했던 정치적 이상의 구현에 대해서 상세히 언급된다.

플라톤의 저술들을 오늘날 50만 단어에 이르는데 그 저술들은 고대 후기 학자들에게 많이 인용되며 수많은 대화편 형식의 저술들은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양측의 주장들을 고루 살펴 볼 수 있다는 중요성이 있다. 물론 대화편 형식으로 인하여 어느 주장이 플라톤 본인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인지 항상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한다.

2.이데아론

2-1. 이데아론의 배경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가장 자주 발견되는 견해는 이데아론인데 많은 대화편들에서 암시적이나 당연시되게 주장된다. 하지만 이데아론에 대한 가장 명확한 언급은 일곱 번째 편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편지에 언급된 이데아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가 지식을 얻으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로 이름, 둘째로 정의, 셋째로 형태가 필요하다. 지식자체는 네 번째 요소이며 또한 우리가 요청해야하는 다섯 번째 요소도 있는데 이는 인식 가능한 동시에 진정으로 실재하는 무엇인가이다. 」

플라톤의 언급한 진정으로 실재하는 무엇이 바로 이데아라 말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의 4가지 요소 즉 이름, 정의, 형태, 지식 등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다른 저술들에서도 이데아를 지칭하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지만 ‘형상’(eide)이라는 표현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플라톤은 이 편지에서 현실에 존재하는 물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른 저술들에서 명백히 제시된다. 우리가 경험을 통해 접하는 원들은 결코 완벽한 원이 아니며 우리가 가진 원의 개념은 불완전(경험을 통한 원의 이해)하여 원 자체 즉 원의 이데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데아는 어떤 개인이 지니는 정신적 속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정신이 지닌 원의 개념은 완벽한 원에 대한 개념이다.

2-2. 이데아론의 원리

플라톤은 주어의 위치와 술어의 위치에 놓인 단어와 문장을 고찰하여 이데아를 도입한다. 하나의 공통적 술어가 많은 개체들에 대하여 참인 경우에 플라톤은 많은 개체들이 이데아를 모방하거나 혹은 분유한다고 표현하여 공통된 이데아가 있다는 원리를 적용한다. 이데아와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플라톤의 주장은 6가지 원리로 표현되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공통성의 원리: 서로 다른 여러 가지가 F라면 그 까닭은 이들이 F라는 이데아를 한 가지 요소로 분유하거나 모방하기 때문이다.
  2. 분리의 원리: F의 이데아는 F인 모든 것들과 구별된다.
  3. 자기서술의 원리: F의 이데아는 F 자체이다.
  4. 순수성의 원리: F의 이데아는 다름 아닌 F일 뿐이다.
  5. 유일성의 원리: 오직 F의 이데아만이 진정으로 참으로 전적으로 F이다.

6, 절대성의 원리: 이데아는 영원히 지속되며 어떤 부분으로 나뉘지도 변화하지도 않는다. 또한 감각을 통해 지각되지 않는다.

공통성의 원리는 플라톤만의 이론은 아니지만 플라톤의 특유한 점으로는 ‘공통적으로 지닌’ 이라는 표현에 대하여 진지하게 추적하여 이데아의 유일성에 대해 논하였다. 분리의 원리는 이데아와 이데아를 드러내는 개체들 사이에 계층 개념과 연결되며 각각은 서로 다른 차원에 속함을 뜻한다. 자기서술의 원리는 이데아가 개체들에 속성으로 드러나게 되는지 설명해준다. 즉 F의 이데아가 F자체이기에 F가 그러한 속성을 가지게 된다.

순수성의 원리는 F의 이데아가 F의 완벽한 표본으로써 혼합되거나 희석될 수 없음을 뜻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만약 순수성의 원리가 없다면 이데아 간의 계층문제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일성의 원리는 이데아만이 오직 진정으로 존재하고 개체들은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 있음을 뜻하는데 이는 F의 이데아만이 오직 진정으로 F임을 의미한다. 정통적으로 이데아론에서 중요한 특성은 절대성의 원리인데 여기서는 개체들은 변화하는 낮은 세계에 속하는 반면 이데아는 영원불변에 세계에 속함을 나타낸다. 나아가 모든 이데아 중 선의 이데아가 최고이며 인식 가능한 모든 것에 존재함을 뜻한다.

이데아론의 문제는 각 원리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분리의 원리와 공통성의 원리, 자기서술의 원리들을 각각 적용하였을 때 무한 역행이 발생함을 플라톤 자신이 ˂˂파르메니데스˃˃에서 지적하였다.

2-3. 이데아론의 적용과 문제들에 대한 현대적 논의

플라톤은 이데아론을 통하여 많은 철학적 문제들에 대하여 적용해 답하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보편의 문제로 이는 보편명사의 의미에 관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 보편 문제에 대한 플라톤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은 점에서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 보편의 문제에 대한 현대의 논의에는 술어, 집합, 전형, 구체적 보편, 등의 용어들이 나오는 데 이들은 모두 이데아와 유사점을 보인다. 이 개념들 모두 플라톤의 이데아가 지닌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지는 못하며 플라톤의 여섯 가지 원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피기 위해서는 평범한 개념들(나침반의 동서남북 같은 것)을 통해 검토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물론 플라톤의 원리 자체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없기에 어떠한 완벽한 해석도 존재할 수 없다.

3. 플라톤의 ˂˂국가˃˃

플라톤의 ˂˂국가˃˃는 이데아론의 세분화된 분야로의 확장이 있지만 그러한 응용보다도 정치 제도에 대한 묘사 때문에 더 유명하다. 이 책의 겉으로 드러난 주제는 정의(正義)이다. ˂˂국가˃˃에서는 정의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려하고 그에 반대하는 도전들이 이어진다. 이러한 도전들에 이어 답한 후 플라톤은 개인의 정의에서 도시국가에서의 정의라는 큰 주제로 나아간다. 이 주제에서 플라톤은 정치적 질서가 필요함을 역설한 후 세 가지 계층으로 구성된 도시국가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 3가지 계층은 1.수호자 2.군인 3.시민으로 구성되며 수호자가 가장 높은 계층이다. 각 계층은 자신들의 일이 있으며 제한 또한 있다. 그러나 플라톤이 ˂˂국가˃˃를 통해서 드러내는 이러한 정치체제의 틀은 영혼이 지닌 정의의 본성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플라톤은 ˂˂국가˃˃의 후반부에서 다시 정치 이론으로 돌아오는데 그는 자신의 이상국가가 모든 중요한 덕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말하고 각 계층이 대표하는 덕이 있음을 말하고 각 계층의 노동 분화는 정의로운 국가를 위해서라 말한다. 이상 국가에 대하여 말하고 나서 플라톤은 덜 이상적인 국가들은 이상에서 멀어지며 5가지의 정치 체제가 등장하게 된다고 말한다. 1.귀족정치로 지혜로운 자가 통치하는 최선의 정치 체제이다. 이후로 2.명예 지상 정치, 3.과두정치, 4.민주정치, 5.전제 정치이며 각 체제로 갈수록 타락한 형태라 설명한다. 왜냐하면 최선의 정치체제에서 덕목을 하나 씩 상실하며 체제가 변하기 때문이다. 순서대로 지혜, 용기, 절제, 불의가 드러난 모습으로 통치자가 덕목을 읽을 때마다 1->2->3->4->5 로 변한다.

4. ˂˂법률˃˃과 ˂˂티마이오스˃˃

4-1. ˂˂법률˃˃

플라톤은 말년에 이르러 철인통치론을 포기하고 이데아론이 정치적 중요성을 지닌다는 생각을 철회한다. 그는 도시국가의 복지와 관련해서 법률의 본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법률˃˃에서 묘사한 마그네시아란 도시국가에서 이러한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또한 마그네시아는 ˂˂국가˃˃에서의 이상국가적 특징도 지니고 있는데 지혜롭고 탁월한 능력의 공무원들이 최고 권력을 지닌다는 점이나 여러 가지 법률에서 ˂˂국가˃˃에서의 이상국가적 면모를 찾아 볼 수 있다.

˂˂법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분은 중반부에 등장하는 입법제도에 관한 설명이다. 대표적으로는 공무원들의 의무나 법률의 목적을 일반시민이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전문을 반드시 포함하게 하는 제도 등이 있다. ˂˂법률˃˃에서는 성행위에 관한 법률로 플라톤의 성도덕을 이론적인 측면에서 논의한다. 플라톤은 고대에는 드물었던 생각인 임신과 출산이 성행위의 본래 목적이라는 개념에 기초해 성윤리를 펼쳐나간다. ˂˂법률˃˃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10권의 신들의 숭배와 이교에 대한 문제의 언급으로 여기서는 플라톤이 제시하는 종교철학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4-2. ˂˂티마이오스˃˃

˂˂티마이오스˃˃의 저술 시기는 ˂˂법률˃˃과 상당히 겹치는 듯 보이는데 여기서는 신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설명한다. 여기서 세계란 어떤 신성한 존재가 만들어낸 세계로 논의되며 플라톤의 우주론은 아낙사고라스가 불만족스럽게 남겨두었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주요 논점으로 삼는다. ˂˂티마이오스˃˃에서는 우주의 시원과 역사에 대하여 언급되어 있는데 우주가 어느 한 신성한 존재인 창조자로부터 만들어졌다고 설명된다. 이러한 설명은 마친 창세기와 유사하지만 플라톤이 생각하는 창조자는 유대-기독교의 전통적 창조주와 다르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플라톤이 생각한 창조자는 세계를 무에서 창조하지 않으며 창조과정에서 그의 자유가 최초의 물질들이 지닌 필연적 속성에 의해 제한된다. 또한 플라톤은 세계의 생명들과 세계규정의 근거를 살아있는 원형들 즉 이데아의 세계에서 찾는다.

플라톤의 우주론은 우주가 오직 하나뿐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드러내고 엠페도클레스와 데모크리토스의 영향을 받아 세계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지고 각 요소들의 구성하는 원자들의 다른 형태에 영향을 받는다고 믿는다. 또한 창조자가 4 요소를 변환하는 방식에서 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에 등장하는 제일질료를 예견하는 듯 보인다. 나아가 ˂˂티마이오스˃˃에서는 신들의 구별 및 인간 영혼의 삼분법의 발전, 인간의 육체의 형성과 지각 과정 등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한다. 이런 내용의 ≪티마이오스≫는 다른 대화편들이 고대말기에 사라졌다 르네상스에 다시 등장한 것과는 달리 훗날 수세기동안 꾸준한 영향력을 끼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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