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의 경험주의 논리학

밀의 경험주의 논리학

 

1.1 존 스튜어트 밀의 《논리학 체계》는 주요 부분이 둘로 나뉜다. 처음 두 권은 형식 논리학의 체계를 제시하고 나머지 네 권은 자연과학, 사회과학의 방법론을 다룬다. 그는 첫 번째 부분을 언어분석, 특히 명명 이론(theory of naming)으로 시작한다.

밀은 형식논리학을 진지하게 여긴 최초의 영국 경험주의자였으며, 그는 홉스 시절 이후 경험주의를 결부시킨 유명론과 자신이 관련이 없음을 분명하게 하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유명론은 명제에 대한 두 이름이 주어와 술어가 동일한 대상의 이름 일 때만 옳다는 이론이다. 밀은 홉스의 설명이 ‘툴리우스의 키케로이다’처럼 술어와 주어가 둘 다 고유 명사인 명제들에게만 적합하기에 다른 모든 명제들에 대해서는 부적합한 이론일 수밖에 없다.

밀은 ‘이름(name)’이라는 낱말을 아주 넓게 사용한다. 그는 고유명사나 대명사뿐만 아니라 ’정복자 윌리엄을 계승한 왕‘과 같은 한정 기술도 이름으로 여긴다. 그리고 ’인간‘이나 ’현명한‘과 같은 한정 기술도 이름으로 여긴다. 그리고 일반명사, 추상명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이건, 추상적이건, 구체적이건 모든 이름은 대상을 지시한다. 고유명사는 지명하는 대상을 지시하고 일반 명사는 그것이 적용되는 대상을 지시한다.’소크라테스‘라는 고유명사만 소크라테스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명사 ’인간‘ ,’현명한‘ 역시 소크라테스를 지시한다. 일반명사는 이런 방식으로 외연뿐만 아니라 그것이 내포하는 항목들도 있다. 일반 명사가 내포하는 것은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들, 즉 일반명사에 대한 사전적 정의에 명시될 수 있다.’인류가 현명하다는 말을 고정시킬 때 그들은 소크라테스를 생각하지 않았다. ‘와 같이 논리학에서 내포는 외연에 앞선다.

‘이름’이 그처럼 다수의 명사들을 망라하기 때문에, 밀은 모든 명제가 이름들의 결합이라는 유명론자의 견해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도 밀은 홉스의 견해와 관련 있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홉스와 달리 명제의 진리 조건을 제시할 때 내포에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모든 사람은 죽는다’와 같이 두 개의 내포적 용어를 연결하는 문장은 어떤 속성들, 동물성과 합리성을 지닌 것들은 언제나 죽음의 속성을 수반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1.2두 번째 책에서 밀은 추리를 실질적 추리와 언어적 추리 두 종류로 구별하여 논한다. 언어적 추리는 세계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가져오지 않는다. 언어에 관한 지식만 있으면 전제에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어떤 위대한 장군도 무모한 사람이 아니다’로부터 ‘어떤 무모한 사람도 위대한 장군이 아니다/에 이르는 추리를 언어적 추리의 실례로 제시한다. 이 두 문제는 전제와 결론 둘 다 동일한 것을 주장한다고 말한다. 반면 실질적 추리는 전제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어떤 진리를 결론으로 추리한다.

밀은 새로운 진리들이 어떻게 일반적인 추론에 의해 발견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기가 매우 까다롭다고 생각했다. 그는 모든 추론이 정언적이라고 믿었으며, 모든 정언 논증에서 결론은 실제로 전제에 포함되어 있고 함의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로부터 ‘소크라테스는 죽는다’와 같은 논증을 예로 들어 보자. 만약 이 논증이 연역적으로 타당하다면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는 명제는 좀 더 일반적인 가정인 모든 ‘사람은 죽는다’를 전제해야한다. 다른 한편, 만약 소크라테스를 아직 죽지 않은 누군가의 이름으로 대체한다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긴 해도 그 결론은 증거를 요약한 첫 번째 전제에 의해 정당화되지 못한다. 고로 연역 추리는 진정한 추리가 아니다.

 

모든 추리는 특수 사례로부터 특수 사례로 나아간다. 일반 명제는 이미 만들어진 그와 같은 추리의 목록일 따름이고 이상의 추리를 위한 축약된 형식 문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연역 추리의 주요 전제는 축약된 형식 문이며, 결론은 형식 문으로부터 도출된 추리가 아니라 형식 문에 따라서 도출된 추리이다. 실질적인 논리적 선행 조건이나 전제는 귀납에 의해 특수 사실들로부터 만들어진 일반 명제이다.

 

2.1.‘귀납’은 논리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특수 사례들로부터 일반적 진리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지칭한 이름이었다. 그러나 귀납이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피터는 유대인이다. 제임스는 유대인이다. 존은 유대인이다…….’라고 진술하고 계속 사도를 열거한다고 해보자. 나는 ‘모든 사도는 유대인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만 밀은 그렇게 할 경우 실제로 특수에서 일반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결론은 전제에 나타난 특수 사실들에 대한 압축적 표현일 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일반화되는 항목들을 빠짐없이 완전히 조사한 것도 아니면서 그것들을 근거로 일반화할 때이다.

밀의 연역 논증에 대한 비판은 논리학과 인식론의 혼동에 연루되어 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추리는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서도 연역적으로 타당할 수 있다. 타당성은 논증이 옳은 정보를 산출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그러나 정언 논증만이 추리의 유일한 형식은 아니며 실제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정언적이지 않은 타당한 논증들도 많이 있다. 예컨대, A=B, B=C, A=C와 같은 형식의 논증들. 정언 논증의 경우에도 ‘모든 사람은 죽는다’를 ’죽는 것‘이 사람의 집합에 속하는 모든 원소의 이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죽는 것‘이 내포하는 속성들 사이에 연관이 있다고 해석한다면, 연역추리가 실질적 추리가 되도록 설명을 할 수 있다.

2.2밀은 귀납이 아니고서야 그런 연관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물으면서 자신의 논리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귀납적 발견의 규칙들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는 원인과 결과의 귀납적 발견에서 탐구자를 안내하는 실험적 조사와 다섯 가지 규칙 혹은 규범을 제시한다. 그 실례로서 처음 두 가지 규범을 검토해보자.

첫 번째는 일치법이다. 만일 현상 F가 상황 A, B, C와 관련하여 나타나고, 또 상황 C, D, E와 관련하여 나타난다면, 우리는 유일한 공통 특징인 C가 F와 인과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두 번째는 불일치법이다. 만일 F가 A, B, C가 있을 때는 나타나지만 A, B, D가 있을 때는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두 경우를 구별하는 유일한 특징인 C가 F와 인과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결론 내릴 것이다.

반드시 의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이런 규범들이 일상생활, 법정에서 늘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불일치법을 예증하기 위하여 ‘어떤 남자의 심장이 관통되었을 때, 그를 죽인 것은 발사도니 탄환이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불일치법에 의해서이다. 왜냐하면 그는 직전까지 충만한 삶을 살았고, 부상을 제외하면 모든 상황이 동일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밀의 일치법과 불일치법은 베이컨의 존재와 부재의 표를 세련되게 만드는 것이다. 베이컨과 마찬가지로 밀의 방법은 일반 법칙의 불변성을 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밀은 ‘자연의 과정이 한결같다는 명제는 귀남의 기본 원리 혹은 일반 공리이다’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하지만 이 일반 공리는 밀에 의하면 인과법칙과 멀리 떨어진 별에서도 적용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하면서 일반 공리 자체를 경험으로부터 일반화되는 것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이 일반 원리가 귀납의 기반이라면, 일반 원리 자체가 어떻게 귀납에 의해 입증될 수 있는지 난감해진다. 그렇지만 밀은 물리학의 기본 법칙들뿐만 아니라, 무모순의 원리 자체를 포함하여 산술학과 논리학의 기본 법칙들까지도 아주 완벽하게 확증된 경험적 일반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꺼이 인정하고자 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