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게의 논리학 재건

 

논리학

프레게의 논리학 재건

1-1. 이 문제에 관해 프레게는 밀과 정반대 입장에 섰다. 밀의 경우 모든 명제가 후천적으로 아는 반면, 프레게의 경우 산술학은 논리학처럼 선천적일 뿐만 아니라 분석적이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프레게는 밀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정립하지 못한 논리학을 연구하고 체계화해야 했다. 그는 논리학을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구성했고, 결국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맨 처음 수립된 학문의 두 번째 창시자가 되었다.

1-2. 논리학을 정의하는 한 가지 방법은 좋은 추리를 나쁜 추리로부터 가려내는 학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프레게 직전가지 논리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언 논증의 타당성과 부당성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1) “모든 독일인은 유럽인이다”, “약간의 독일인은 금발이다”, 그러므로 “약간의 유럽인은 금발이다.”

(2) “모든 암소는 포유동물이다“, ”약간의 포유동물은 네발짐승이다“, 그러므로 ”모든 암소는 네발짐승이다.“

이 추리 둘 다 옳은 결론을 가졌음에도 첫 번째 추리만 타당하다. 즉 첫 번째 추리만이 옳은 전제에서 그른 결론으로 나아가지 않는 형식을 가진 추리이다.

1-3. 정언적 추리는 사실상 타당한 추론 형식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에 해당한다. 트롤럽은 『총리』에서 옴니엄 공작 부인은 전통적으로 그 가문의 영지였던 실버브리지 자치구의 하원 의원이 되길 열망한다. 옴니엄 공작은 그녀가 ‘공작이 그 자치구를 다스리고, 공작의 아내가 공작을 다스리므로, 공작의 아내가 그 자치구를 다스린다는 유치한 정언 논증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공작부인의 추론은 완벽히 타당하긴 하지만 정언 논증이 아니라서 하나의 정언 논증으로 형식화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정언논리는 오직 주어-술어 문장들만 다루도록 고안된 체계여서 관계 지술에 대처할 만큼 포괄적인 체계가 아닌데 반하여 그 추론은 ‘다스린다’가 이행적 관계라는 사실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1-4. 정언적 추리의 또 다른 약점은 ‘모든’(all)이나 ‘약간의’(some)와 같은 낱말들이 문법적 술어의 어딘가에 나타나는 추리들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언 논증의 규칙들은 ‘모든 정치인들은 약간의(혹은 모든) 거짓말을 한다’와 같은 전제를 포함하는 추리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없는데, 이 경우 추리는 ‘약간의’ 혹은 ‘모든’이라는 낱말에 좌우된다.

1-5. 프레게는 자신의 『개념표기법』에서 처음에 이런 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체계를 고안한다. 첫 단계는 주어와 술어라는 문법 개념을 ‘독립 변수’와 ‘함수’라는 새로운 논리적 개념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웰링턴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다’라는 문장에서 ‘웰링턴’이 주어ㅣ고 ‘나폴레옹을 물리친 것’이 술어라고 말할 것이다. 프레게의 독립 변수와 함수 개념의 도입은 그 문장을 더 유연하게 분석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1-6. 그 방법은 이렇다. ‘웰링턴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다’라는 문장에서 ‘나폴레옹’ 대신 ‘넬슨’을 넣는다 해보자. 그 문장의 내용은 바뀌고 옳은 문장이 그른 문장으로 변한다. 우리는 그 문장이 ‘웰링턴이 ..을 물리쳤다’라는 변하지 않는 성분과 ‘나폴레옹’이라는 대체가능한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프레게는 첫 번째 고정된 성분을 함수, 두 번째 성분을 그 함수의 독립변수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이 문장은 ‘나폴레옹’이라는 독립변수에 대한 ‘웰링턴이 물리쳤다’라는 함수 값이고, ‘웰링턴이 넬슨을 물리쳤다’는 ‘넬슨’이라는 독립변수에 대한 동일한 함수값이다.

1-7. 우리는 그 문장을 또 다르게 분석할 수 있다. ‘웰링턴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다’는 ‘웰링턴’이라는 독립 변수에 대한 ‘..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다’는 함수의 값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 문장이 ‘웰링턴’과 ‘나폴레옹’이라는 독립변수에 대한 ‘..이 ..을 물리쳤다’는 함수의 값이라 말할 수도 있다. 프레게의 용어로 말하면 ‘웰링턴이 ..를 물리쳤다’와 ‘..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다’는 단 하나의 독립 변수의 함수이고, ‘..이 ..을 물리쳤다’는 두 개의 독립 변수의 함수이다.

1-8. 주어-술어 구분과 비교해볼 때 함수-독립 변수 이분법은 문장들 사이의 논리적으로 관련 있는 유사성을 나타낼 수 있는 훨씬 더 유연한 방법이다. 주어-술어 부석은 ‘카이사르는 갈리아를 정복했다’와 ‘카이사르는 폼페이우스를 물리쳤다’ 사이의 유사성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지만, ‘카이사르는 갈리아를 정복했다’와 ‘폼페이우스는 갈리아를 회피했다’ 사이의 유사성은 나타낼 수 없다. 이것은 ‘카이사르’나 ‘갈리아’같은 고유 명사가 아니라 ‘모든 로마인’, ‘약간의 지역’과 같은 양화 표현을 포함한 정언 논증들에 나타나는 문장들을 취급할 때 논리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된다.

1-9. 함수와 독립 변수 개념을 도입한 프레게의 다음 단계는 ‘모든’ 같은 낱말이 문장 속 어디에 나타나든 그에 의해 나타나는 일반성의 유형을 표시하는 새로운 기호 표현을 도입하는 일이다. ‘소크라테스는 죽는다’가 옳은 문장이라면 ‘..은 죽는다’라는 함수는 ‘소크라테스’라는 독립변수에 대해 옳게 된다. 일반성을 표시하기 위해서 일정한 함수의 독립 변수가 무엇이든 그 함수가 옳게 된다는 것을 표시하는 기호가 필요하게 된다. 프레게가 도입한 기호 표현을 채택하면, 논리학자는 ‘..은 죽는다’라는 함수에 대한 독립 변수로 무엇이 들어가든 그 함수는 옳게 된다는 것을 이렇게 나타낸다.

(x)(x는 죽는다)

이것은 ‘모든 x에 대하여, x는 죽는다’라고 읽을 수 있으며, 어느 것이든 모두 죽는다는 진술과 동일하다. 일반성을 표시하는 이 기호는 함수와 독립 변수로 분석될 수 있는 문장들에서 완전 다른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x)(신은 x보다 더 위대하다) = ‘신은 모든 것보다 더 위대하다’

이는 부정기호(‘~’)와 결합되서 ‘어떤 ..도 아니다’(no)나 ‘어떤 ..은 아니다’(none)을 포함하는 문장과 동등한 기호 표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x)~(x는 영생한다) = ‘모든 x에 대하여, x가 영생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 ‘어떤 것도 영생하지 않는다.’

프레게는 ‘약간의’와 같은 표현들을 포함하는 문장을 표현하기 위해 동치, ‘약간의 로마인은 겁쟁이다’와 ‘모든 로마인이 겁쟁이인 것은 아니다’ 사이의 동치를 활용했다. 프레게의 후계자들은 ‘약간의’를 표현하기 위해 편의상 ‘~(x)~’과 동등한 것으로 ‘Ex’라는 기호를 사용했다. 프레게의 기호 표현과 축약된 표현은 다른 정류의 사물들의 존재에 관한 진술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Ex)(x는 말이다) = ‘말들이 있다’

1-10. 프레게는 모든 종류의 대상들이 명명될 수 있으며 논리적 기호 표현의 독립 변수 자리는 어느 것이든 모두 그것의 이름으로 채워질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x)(x는 죽는다)’는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것만 아니라, 어느 것이든 모두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11. 사실상 그처럼 무제한의 일반적 진술의 경우는 드물고, 어떤 종류의 모든 것이 어떤 속성을 갖는다거나 일정한 어떤 속성이 다른 어떤 속성을 갖는다고 말하려는 경우가 훨씬 흔하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거나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온다’는 일상 언어로 이루어진 보편적 문장들은 프레게의 체계 안에서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의 술어 계산을 명제 계산과 접목시켜야 한다.

1-12. 프레게의 명제 논리 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일상 언어의 ‘만일’과 조건부를 표시하는 기호이다. 고대 논리학자 필론은 ‘만일 p라면 q이다’라는 명제는, p가 옳고 q가 그른 경우에 그르고, 있을 수 있는 나머지 세 경우에 옳은 명제라고 말하며 명제를 정의했다. 프레게 역시 조건부를 나타내는 자신의 기호를, 그 기호가 일상 언어의 ‘만일 .. 라면’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의시켰다. ‘p→q’를 ’만일 p라면 q이다‘와 같은 것으로 간주하면, ’만일 태양이 비치면, 3×7=21’와 같은 명제들은 옳은 것이 된다. ‘만일’은 일상 언어에서 달리 작용한다. 프레게의 기호는 ‘만일’이라는 낱말의 가장 기본적인 것만 남긴 형태, 즉 ‘만일’을 포함하는 엄격한 증명의 형식화에 필요한 바로 그 의미 양상만을 정확히 포착하기 위해 고안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1-13. 프레게의 용어로 말하면, ‘..→..’은 문장을 독립변수로 하는 함수고, 그 값은 문장이다. 함수의 값인 문장이 옳은가 그른가는 오직 그 함수의 독립 변수인 문장이 옳은지 그른지에 달려 있는데, 이런 종류의 함수는 ‘진리 함수’라고 한다. 조건문뿐만 아니라 부정문도 진리 함수인데, 부정문은 부정되는 문장이 그를 경우에 옳고, 부정되는 문장이 옳은 경우에만 그르다.

1-14. 프레게는 이 두 기호의 도움으로 완전한 명제 논리 체계, 즉 (q→p)→(~p→~q)나 ‘~~p→q’와 같은 일정한 원초적 진리/공리 집단으로부터 바로 그 논리학의 모든 진리를 이끌어 내는 체계를 세웠다. ’그리고‘나 ’또는‘처럼 ’만일‘과 다른 연결사들은 조건부와 부정에 의해 정의된다. 프레게가 알아차렸던 것처럼, 연언을 원초적인 것으로 하는 다른 체계가 있을 수 있으며, 조건부는 연언과 부정에 의해 정의된다. 그러나 그에 따르면 논리학에서는 연역이 연언보다 더 중요한데, 그 때문에 ’그리고‘가 아니라 ’만일‘을 더 원초적인 것으로 여긴다.

1-15. 논리학자들은 일찍부터 다수의 추리 규칙들, 한 명제에서 다른 명제로 넘어가기 위한 규칙들을 세웠다. 대표적인 것은 ‘“p”와 “만일p라면 q이다”로부터 “p”를 추리하는’ 전겅 긍ㅈ어 논법이다. 프레게는 자신의 체계에서 단 하나의 추리 규칙으로서 전건 긍정 논법을 이용해 논리학의 모든 법칙들을 증명한다고 주장햇다. 나머지 다른 규칙들은 체계의 공리이거나 공리로부터 증명된 정리이다. (대우)

1-16. 프레게의 명제 계산과 술어 계산을 함께 제시할 때, 우리는 일반성 기호와 조건부 기호 둘 다 이용하여 일상 언어의 보편적 문장들을 기호화할 수 있다.

‘(x)(Fx→Gx)’ = ‘모든 x에 대하여, 만일 Fx라면 Gx다’ = x가 무엇이든 ‘Fx’가 옳다면 ‘Gx’가 옳다.

1-17. ‘F’에 ‘사람이다’를 대입하고, G에 ‘죽는다’를 대입하면, 프레게가 ‘모든 사람은 죽는다’에 번역으로 제시하는 ‘모든 x에 대하여 x가 사람이라면 x는 죽는다’가 된다. 이것과 모순되는 ‘약간의 사람은 죽지 않는다’는 ‘~(x)(x가 사람이다 →x는 죽는다)’가 된다. 이같은 번역을 통해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언 논리의 모든 정리들이 자신의 체계의 일부분임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1-18. 프레게의 논리 계산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언 논리보다 더 체계적이고 또한 포괄적이다. 예를 들어, ‘모든 소년이 어떤 소년을 사랑한다 = (x)(x가 소년이다 → Ey(y는 소녀이다 & x가 y를 사랑한다))라는 문장과, ’어떤 소녀가 모든 소년의 사랑을 받는다 = (Ey(y가 소녀이다 & (x)(x가 소년이다 →x가 y를 사랑한다))라는 문장과의 차이를 표시할 수 있다.

1-19. 아리스토텔레스학파의 논리학자들은 일찍 일상 언어의 애매한 문장들에서 나타나는 의미의 차이를 드러내는 단순하고 명확한 방법을 찾으려 했으나 헛수고였다. 이제 프레게 기호 체계의 마지막 통찰을 언급해보자.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는 ‘소크라테스’를 독립변수로, ‘..는 죽는다’를 함수로 갖는데, 그런데 ‘..는 죽는다’ 자체는 더 높은 수준에서 작용되는 함수의 독립변수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이 함수가 한정된 독립 변수가 아니라 ‘(x)(x는 죽는다)’같이 양화사로 끝날 때 나타난다. 따라서 ‘(x)(x는..)’은 ‘..는 죽는다’라는 일차 함수에 대한 이차 함수로 간주될 수 있다. 프레게는 첫 번째 함수가 불완전하다는 점을 늘 강조했는데, 이는 두 방식으로 완전해질 수 있다. 하나는 독립 변수의 자리에 독립 변수를 끼워 넣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립 변수 자체가 2차 함수의 독립 변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는 죽는다’에서 생략 부호 자리가 ‘모든 것’과 같은 양화사로 채워질 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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